태풍 - 최인훈



 광장/구운몽에 비해 상당히 친절했던 장편 소설.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의 결말을 상상하게 만드는 어려움을 주는 불친절한(?) 소설은 아니다.

 이유야 모르겠지만 광장/구운몽에 비해 깊이와 진지함이 덜하다는게 좀 아쉽긴 하다. 식민과 전쟁의 시대에 에로크(한국), 나파유(일본), 아니크(중국)라는 가상국가가 배경이지만 누가 봐도 2차 세계대전 때의 우리나라 상황이란 걸 알 수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나파유의 식민지인 에로크인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나파유 정신에 함몰된 장교 오토메나크. 또 하나의 식민지(니브리타(영국)의 식민지인 아이세노딘(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임무를 맡음으로써 자신에 대해서 점차 알게 된다. 신분세탁, 국적세탁, 과거와의 의도된 단절.

 아무것도 볼 수 없고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자의로든 타의로든)은 쉽지 않을 것이다. 과거의 살은 때에 따라 내가 아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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