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The Handmaiden, 2016) 영화




"뭔가 혼란스럽긴 하지만 영화는 재미있다"

"출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남자가 아닌 여자들의 우정을 이렇게 표현하는 게.."


처음에는 <델마와 루이스 (Thelma & Louise, 1991)>가 생각이 났다. 버디 무비에서 약자나 소수자일 수도 있는 여자들만의 우정을 그린 델마와 루이스를 엄청나게 재미있게 그리고 인상깊게 봤던 기억이 있다. 결말은 비극적이지만 그 과정은 한편으로는 통쾌하고 한편으로는 애잔했던 영화.

2016년 박찬욱 감독이 오랜만에 새로운 작품을 들고나온다고 들었다. 원작은 사라 워터스라는 작가의 빅토리아 시대의 레즈비언 역사를 핑거스미스라는 소설을 베이스로 한다는 이야기였다. 일단 믿고 보는 감독 중에 하나인 박찬욱감독이기에 어떤 영화일까 몹시도 궁금했고 출연 배우들의 빵빵함에 기대가 너무도 컸던 영화 중에 하나였지만 그 당시에는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보지 못하고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원작은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아가씨는 우리나라에 맞게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탐욕과 색욕으로 가득찬 신분세탁에 성공한 친일파 이모부를 두고 있는 일본 국적의 아가씨. 크게 한탕해서 지긋지긋한 이 나라를 떠나려고 하는 숙희. 그녀와 짜고 결국 자존심은 지켜가며 죽음을 맞이하는 사기꾼 백작. 묘한 조합의 캐릭터들이 이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델마와 루이스 만큼의 비극적 결말이 아닌 결국 해피엔딩(이 점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와는 대비 되게 좀 비정상적인, 얍쌉하며 쓰레기 같은 두 남자는 비극적 운명을 맞이 한다(자업자득). 


사실 열린 마음이 아니거나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익숙하지 못한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참 불편하다. 이 영화 또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나서 느꼈던 감정은 통쾌하다는 것과 만족감 들었지만 혼란스러움 또한 느꼈다. 어차피 영화의 태생 자체인 원작이 레즈비언라는 것이 큰 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사실 영화를 다 보고 영화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다 2016년 이 영화 홍보하던 거가 생각이 났다.) 사전 정보없이 둘 사이의 분위기가 이상하게 흐르는 것을 보고 설마 설마 하다가 충격을 받았다. 사실 앞서서도 언급했지만 사전 정보없이 영화를 봤기 때문에 '브로맨스'(어..이것도 남성적인 표현이네)정도라고 생각했었다.

첫번째 충격은 바로 이거 였다. 두 번째는 어찌됐든 이가 빠진 모양새지만 굵직한 작품으로만 따진다면 복수 시리즈 이후 박찬욱 감독 영화를 오랜만에 본 상황인데 뭔가 그 전과는 다른 느낌이 많이 들었다. 물론 고인물이면 썩기 마련이기에 콕 찝어서 말하기는 어려운 '다른 느낌'이 그가 변화하고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니 좋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나는 사실 그 전 '복수' 시리즈의 강렬함을 원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이게 어쩌면 소심한 충격일 수 있는 두 번째 충격이었다.'박쥐'가 그럴까? 이 건 곳 오니 보고 판단을 해야겠다. 

영화는 정말 재미있게봤다. 아니 너무 재미있게 봤다. 간간히 코믹적인 요소를 버무려주고 반전이라는 양념을 팍팍쳐줘서 2시간이 넘어가는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다. 결말 자체도 내가 좋아하는 단선적인 권선징악이니 뭐 할말이 있겠는가. 이런 점에서 나는 내 나름 주관적으로 별점7점을 주고 싶다.

여담이지만 국내 정식발매된 블루레이 타이틀로 구입하려고 했지만 역시나 품절(불과 3년전인데) 혹시나 아마존 알아보니 의외로 우리나라 영화가 많았다. 거기서 구입한 제품이다. 웃긴건 2016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본 영화는 죄다 일본어 대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도 그러했다. 곡성이야 일본어 대사가 크게 많지 않아서 영어 자막으로 돌려보면 큰 문제가 없었는데 이 아가씨는 영어자막으로 봐도 좀 한계를 느꼈다.

끝으로 배우들의 열연과 소품과 배경 그리고 미적인 감수성이 뛰어나다는 것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부가영상은 수록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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